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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차를 넘어선 따뜻한 동행(영화 인턴 리뷰)

by 프시코스 2025.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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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 포스터

 

1. 은퇴 후 다시 찾은 열정: 벤의 새로운 도전

 

영화 *인턴(The Intern, 2015)*은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연출하고,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드라마다. 작품 속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하는 벤 휘태커는 70세의 퇴직자로, 오랜 직장 생활과 아내의 죽음 이후 적적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늘 일에 대한 그리움과 활기를 되찾고 싶어 하던 벤은, 우연히 접한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 모집 공고를 통해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패션 스타트업에 지원한다. 이 설정만으로도 영화는 “노년층이 다시 사회 현장에 뛰어드는 스토리”라는 점에서 신선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벤은 단정한 정장을 차려입고 면접장에 나타나, 회사를 이끄는 젊은 직원들에게 인상적인 면모를 보인다. 그는 서류작성과 디지털 기기 조작에 서툴지만, 풍부한 인생 경험과 타인을 세심하게 살피는 태도, 그리고 품격 있는 매너로 면접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결국, 벤은 경쟁을 뚫고 ‘시니어 인턴’으로 합류하게 되는데, 정작 회사는 “이렇게 고령의 인턴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라는 불안감을 숨기지 못한다. 기성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젊은이들은 업무 방식이 디지털화되어 있고, 이메일·메신저·SNS 등을 능숙하게 다룬다. 벤은 이들 사이에서 “자신이 과연 쓸모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도, 하루하루 성실히 사무실 분위기에 녹아들고자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가 보여주는 벤의 행보는 “노년층도 다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던진다. 퇴직 후 한물갔다 여겨지던 인물이, 특유의 성실함과 인간적 배려로 젊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장면들은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안긴다. 초반에는 단순히 서류 정리나 택배 수령 같은 업무를 맡긴 회사도, 점차 벤의 존재가 안마당에서 커다란 울타리 같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벤이 “개인 경력을 필요 이상으로 과시하지 않으며, 주변이 필요로 하는 일을 재빠르게 파악해 해결해 주는” 모습은, 영화가 전하는 시니어 인턴의 가치와 “인생 경험”의 힘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인턴은 “은퇴가 곧 사회 활동의 끝”이라는 고정관념을 뒤집으며, 인생 2막의 가능성을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한다.

 

 

2. 직장 여성 CEO와 ‘시니어 인턴’의 이색 만남: 앤 해서웨이의 도전

 

영화에서 또 한 축을 담당하는 인물은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줄스 오스틴이다. 줄스는 온라인 패션 스타트업 ‘어바웃 더 핏’의 창립자로, 불과 몇 년 만에 회사를 급성장시킨 젊은 여성 CEO다. 그녀는 가정과 일 사이를 넘나들며, 매일같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워킹맘으로도 그려진다. 출산과 육아, 그리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업무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기에,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주변을 챙길 여유가 적어지는 중이다. 결국, 영화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는 “능력 있는 여성 CEO가 어떻게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가?”라는 현대적 고민이다.

 

벤이 줄스의 개인 어시스턴트로 배정되면서, 두 사람은 뜻밖의 파트너십을 형성한다. 초반 줄스는 “나보다 몇 배나 나이 많은 인턴이 도움이 될까?”라는 회의론 속에서 벤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그러나 곧 벤의 꼼꼼한 일정 관리, 사회생활에서 익힌 사소한 매너와 노하우, 그리고 따뜻한 조언들이 자신의 삶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는 곧 “기술과 지식은 젊은 세대가 앞설 수 있지만, 인생 경험에서 오는 지혜는 시니어가 독보적일 수 있다”는 메시지로 연결된다.

 

특히, 줄스가 겪는 업무·가정 문제—마케팅 전략 실패, 투자 유치 압박, 남편과의 갈등—가 한계점에 다다를 때, 벤이 보여주는 안정감과 사려 깊은 태도는 영화의 정서를 크게 좌우한다. 두 인물은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를 더 나은 모습으로 이끄는’ 멘토이자 친구가 된다. 앤 해서웨이는 여기서 “회사 성공에 몰두하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고, 가정 문제도 애써 외면하려는 CEO”의 고단함과 초조함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로버트 드 니로와의 연기는 “서로 다른 세대와 가치관”이 마찰하고, 다시 화해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전달한다. 이렇듯 인턴은 비단 세대 간 화합만이 아니라, 여성 리더로서 고군분투하는 줄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커리어 우먼 관객들의 공감대도 이끌어낸다.

 

 

3.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사람 간 유대의 재발견

 

인턴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마주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는 주제를 캐릭터들의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줄스의 일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외부 투자자들은 “경영 능력이 검증된 전문 CEO를 앉히라”고 압박한다. 이런 현실적 문제에 부딪힌 줄스는 “회사가 커지려면, 내가 한 발 물러나야 하는가?”라는 슬픈 질문에 시달린다. 영화는 이 과정을 코미디와 드라마를 통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닌” 이야기로 보여준다. 주인공들이 고민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과연 내가 꿈꿔 왔던 성공은 무엇이고, 그 성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내가 잃어버리는 건 무엇인가?”를 함께 묻게 된다.

 

한편으로, 벤은 “일”이라는 자아 실현의 장(場)을 통해 다시 젊음을 되찾는 모습을 보인다. 은퇴 생활이 편안하긴 해도, 자신이 ‘활력을 느낄 만한 무대’가 없다면 삶에 의미가 없어지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벤의 인턴 생활은, 그에게 “다른 세대와 교류하며 새롭게 배우고, 여전히 쓸모 있는 존재라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다. 회사 직원들도 벤의 포근함과 신뢰성에 의지하며, 감정적 지원을 받는다. 이렇게 “시니어가 일터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낙관론이 이 영화 속에서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인턴의 따뜻한 톤은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소통이 부족했던 직원들이 벤으로 인해 서로를 챙기게 되고, 줄스 또한 “성공을 위해 일만 하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남편과의 관계나 육아 문제도 함께 풀어가며,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은 “결국 ‘사람’이 곧 회사의 힘”임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인턴은 오피스 코미디 특유의 경쾌함을 유지하면서도, 노사 간의 교감, 세대 융합, 워라밸, 여성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를 다정하고도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결론: 세대와 꿈을 잇는, 한없이 따뜻한 오피스 코미디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인턴(The Intern, 2015)」**은 ‘시니어 인턴’이라는 설정을 통해, 세대 차이를 초월한 인간애와 일의 가치, 그리고 현대적 워라밸 이슈를 경쾌하게 풀어낸 영화다. 로버트 드 니로가 열연한 은퇴한 남성 ‘벤 휘태커’는, 신생 온라인 패션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젊은 동료들에게 현명함과 포근함을 전하는 귀중한 존재가 된다. 한편, 앤 해서웨이가 맡은 ‘줄스 오스틴’은 사장으로서 사업과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적 커리어 우먼으로, 벤과의 유대에서 큰 위안을 얻는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밝고 코믹한 분위기를 유지하되, 그 밑바탕에는 “젊은층과 시니어층이 함께 협력해 일하면 더 나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깔고 있다. 실질적으로 오피스 내부에서 벌어지는 소동, 방송·SNS 시대의 업무 현장, 그리고 가정과 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면모 등이 다채로운 스토리를 구성한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의 중후한 매력과 앤 해서웨이의 활기찬 연기가 훌륭한 호흡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은 “이 두 배우의 케미가 이렇게 잘 맞을 줄 몰랐다”라는 즐거운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인턴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빠른 변화에 맞추어 달리는” 현대 사회에서, “시니어가 지닌 경험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우는 휴먼 드라마다. 가벼운 웃음과 함께, 세대와 세대 간의 충돌이 아닌 상생을 그리는 점이 곧 이 영화의 따뜻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엔딩을 보고 나면 “한 번 퇴직했다 해서 사회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구나”, “여전히 내 경험이 어디선가 빛을 발할 수 있구나”라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성공이란 무엇이며, 그것은 과연 나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웃음 뒤에 새겨 넣는 부드러운 마무리가,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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